이번엔 어스시 전집..
어스시 전집은 판타지 소설로 흔히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3대 판타지에 들어갑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그 근간이 되는 실마릴리온같은 책들은 재밌게 본 기억이 있었으며,
물론 아시다시피 영화 3부작은 굉장히 인기있었습니다.
더불어 나니아 연대기 같은 책들도 영화화 되어서 개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지브리에서 '게드 전기'라는 어스시(earthsea) 기반의 에니메이션을 개봉한 기념으로 전집을 사서 읽어 보았습니다.
어스시 전집은 전체 6권인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 번역은 4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각각 순서대로, '어스시의 마법사', '아투안의 무덤', '머나먼 바닷가', '테하누' 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며 게드라는 마법사의 소년시절부터 은퇴(?)할때까지 겪었던 모험이나 사건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 두께에 비해 들어있는 일어나는 사건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요약하자면 각 권을 한 줄로도 할 수 있어서 혹시나 읽을 사람이 있을까봐라서도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각 권의 내용을 설명하기는 귀찮기도 합니다.
그냥 다 읽은 소감을 얘기하자면,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읽고 난 후에 반드시 후회할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흔히들 판타지 소설을 생각하면 머랄까 약간은 블록버스터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장대한 스케일이라던가 검이나 마법등을 기반으로 하는 액션신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겠습니다.
반지의 제왕같은 것에서 잘 나타나듯이 말입니다.
물론, 안 그런 것들도 있겠지만, 반지의 제왕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의 많은 판타지 소설들,
특히 국내의 판타지들은 이른바 양산형이든 아니든간에 액션신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어스시에서는 전혀 액션신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게드와 주변 인물의 내면의 성장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며,
여성적인 스타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표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가장 근접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내용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솔직히 이야기 하면 조금 재미없습니다.
글 자체가 지루한 것은 아닙니다.
지루했다면 3대 판타지 이런건 택도 없겠지요.
단지, 논리성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는 글이기 때문에 이미 감수성이 바닥에 떨어진 이 나이에는
내용은 이해하면서도 공감은 가지 않습니다.
그덕에 각 권을 읽고나면 잔잔한 여운이 남긴 하는데, 단발성으로 그치고 맙니다.
아마도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에 읽었더라면 굉장한 책으로 기억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천상 공대생이라 안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글이지만 대상이 대학생 이상이라면 왠만하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요즘 중고등생들은 조숙해서 유치하다고 안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게드 전기 에니메이션은 안 보길 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니메이션은 뭐든 좋아하는 편이고, 지브리것도 아주 옛날 것부터 고양이의 보은까지 거의 다 봤었습니다만 솔직히 이거 영화로 만들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특히 여름용 블록버스터나 흥행 위주의 영화는 택도 없겠습니다.
이미 말했듯이 액션신은 물론이거니와 인물 간의 갈등관계도 크지 않기 때문에,
예술영화나 교육영화 정도에 어울리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고,
지브리 스타일의 시나리오는 안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브리에도 머리를 짜내서 어떻게든 박진감이 생기도록 3권 4권 내용도 짬뽕하고 인물설정도 바꾸고 한 모양이지만, 워낙 기본이 기본인지라 오히려 반지의 제왕 필 나게만들려고 했다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겠지요.
이런건 오히려 인물의 내면의 갈등이나 이런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그런건 만들기도 어려울 뿐더러 에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 좋아할만한 내용은 아니지요.
하여튼 간에 글은 좋지만 이미 나는 머리가 굵어졌다는거.
괜히 슬퍼지기도 하고..ㅠ.ㅠ